대나무도 알고 갈대도 안다

신라 경순왕 의 귀는 나귀처넘 길었다.
왕은 왕관속에 귀를 가려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왕관을 만드는 복두장에게만은 숨길 수 없었다.
복두장은 비밀을 간직하느라 끙끙 앓다가 죽음이 임박하자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가서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 후 바람이 불면 숲에서 그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화가 난 왕은 대나무를 베어 버리고 산수유를 심었더니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길다"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비슷한 신화가 있다.
미다스왕은 아폴론의 벌을 받아 귀가 당나귀 귀처럼 길었다.
왕은 길어진 귀를 모자로 감추었으나 왕실 이발사에게만은 보여 줄 수 밖에 없었다.
이발사는 비밀을 지키라는 명을 받았으나 입이 근질거려 그는 땅을 파고"미다스왕은 당나귀 귀"라고 말하고 구멍을 덮었다.
그 후 그 자리에 갈대풀이 돋아나더니 바람이 불면 "미다스왕 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했다는 것이다.